고마워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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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시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댓글 1건 조회 2,074회 작성일 09-07-02 11:27본문
인생은 서로 고마워서 산다
언제나 연애시절이나 신혼때와 같은
달콤함만을 바라고 있는 남녀에게 우리 속담은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고 충고하고 있다
사람의 사랑이 개의 사랑과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삼년이 지나고부터인데
우리의 속담은 기나긴 자기수행과 같은
그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열살 줄은 멋 모르고 살고
스무 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 줄은 눈 코뜰 새 없어 살고
마흔 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쉰 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 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 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
이렇게 철 모르는 시절부터 남녀가 맺어져
살아가는 인생길을 이처럼 명확하고
실감나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
자식 기르느라 정신 없다가 사십에 들어서
지지고 볶으며 지내며 소 닭보듯이,
닭 소 보듯이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고
서로가 웬수 같은데 어느날 머리칼이
희끗해진 걸 보니 불현 듯 가여워진다
그리고 서로 굽은 등을 내보일 때쯤이면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날을 용케 견디어준
서로가 눈물나게 고마워질 것이다
이젠 지상에 머물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쭈글쭈글해진 살을 서로 긁어주고 있노라니
팽팽했던 피부로도 알수 없었던 남녀의
사랑이기보다 평화로운 슬픔이랄까, 자비심이랄까?
그런것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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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ffreyjer님의 댓글
Jeffreyjer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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